유쾌한 케미스트리
영화 '프로포즈(The Proposal)'는 앤 플레쳐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2009년 개봉했습니다. 꽤 옛날 영화로 개봉 당시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산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유쾌한 유머코드와 로맨스 코미디 스토리로 개봉 당시에도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네이버 평점 기준 8.68 이기도 합니다. 저는 요즘 예전 재밌게 봤던 영화를 다시 한번 보는 취미가 생겼는데, 이 영화 '프로포즈'도 '쿠팡플레이' OTT에 있길래 다시 한번 살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 코미디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남녀 주인공의 케미스트리가 얼마나 잘 맞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프로포즈'는 산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로 영화 내내 로맨틱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줄거리 역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싫어하던 남녀 주인공이 피치 못할 어떠한 계기를 통해 연인인 척을 하다가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입니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뉴욕의 출판사 편집장인 마가렛(산드라 블록)과 그녀가 야몰 차게 부리던 부하직원인 앤드류(라이언 레이놀즈)가 이 수상한 연애의 주인공입니다. 출판사 편집장인 마가렛은 캐나다인입니다. 뉴욕에서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는 마가렛은 비자 문제로 모국인 캐나다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자 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자신의 비서인 앤드류에게 승진과 개인 책 출판을 조건으로 자신과 결혼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앤드류 또한 승진과 자신의 책 출판이라는 대가를 받기 위해, 마녀 같은 상사의 약혼자 행세를 하면서 유쾌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가짜 결혼 계획에 돌입하면서 이제 상황은 앤드류에게 유리하게 역전됐습니다. 그 간 마녀 같은 상사의 비위를 맞추느라 힘들었던 앤드류는 가짜 약혼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그리고 일 때문에 바빠 자주 방문하지 못했던 자신의 고향 알래스카에 가기로 합니다. 할머니 생신에 마가렛을 초대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 가짜 약혼사실을 모르는 알래스카 가족들은 진심으로 그들의 약혼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앤드류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마가렛을 가족처럼 아껴줍니다. 위장결혼이란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앤드류와 마가렛은 연기를 하면서 점점 서로에 대한 감정이 변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초반 직장 상사와 부하라는 관계에서, 위장 연애와 결혼을 위한 연기를 보여주면서 변해가는 감정과 사랑 모먼트를 산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는 유쾌하면서도 진심 어린 연기로 사랑스러우면서도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줍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영화 '프로포즈'는 마가렛과 앤드류의 가짜 약혼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서 가짜 약혼으로 가는 여정을 통해 변해가는 감정을 유쾌하면서도 감동 어린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만 해도 아무리 그래도 직장 상사랑 가짜 연애를 연기하는 것은 정말 못할 노릇이라고 생각했습니다. K-직장인으로서 직장상사는 정말 회사에서도 안 보고 싶은 사람으로 생각되니까요. 하지만 앤드류와 마가렛의 가짜 약혼 소동이 벌어지면서, 저는 각 캐릭터의 진실한 모습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진짜 마가렛과 앤드류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서 각각의 캐릭터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사실 마가렛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처럼 보이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까다롭고 엄격한 모습의 마가렛은 보통 사랑스러운 모습을 강조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여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녀가 왜 그런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직장이라는 공간을 벗어난 곳에서 볼 수 있는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앤드류뿐만 아니라 관객도 볼 수 있습니다. 엄격하고 딱딱한 모습 속에 숨겨져 있던 마가렛의 여리고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녀의 캐릭터에 깊이 동화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가렛의 단호하고 냉철한 외면과 다르게 불완전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점점 드러나면서 저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들이 그녀를 더욱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보게 된 듯합니다. 특히 냉철하고 강하게만 보였던 직장 상사였던 마가렛이 자신의 진짜 감정에 대해 느끼고, 가족들의 따뜻함에 서서히 마음을 열면서 부드러워지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입니다. 혼자 자란 마가렛이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가족의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또한 영화의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마가렛과 앤드류는 각각 개인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과 진정한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영화는 일련의 에피소드 등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마가렛을 연기한 산드라 블록과 앤드류를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영화 내내 생생한 연기를 통해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연기력과 유쾌한 케미스트리가 있어 러닝타임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가족의 사랑
영화 '프로포즈'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뻔한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의 차가운 도시여자가 따뜻한 마음과 순수함을 지닌 부하직원과 그의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을 확인하고 치유받는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마가렛은 마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입니다. 늘 직장에서 차갑고 냉철하면서 인간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녀는 가짜 약혼 소동을 통해 앤드류와 그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따뜻한 감정과 사랑을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따뜻한 사랑을 통해 치유받는 이야기는 뻔한 스토리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화의 인기요소로 안성맞춤입니다. 가족 간의 사랑과 따뜻한 감동을 느끼면서, 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마가렛은 그 과정에서 그녀의 또 다른 성장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 첫 만남에 마가렛과 앤드류의 가족은 문화적 차이를 느끼지만, 오히려 이런 문화적 차이를 함께 유쾌하게 풀어가갑니다. 그리고 또 가족 간의 화합과 화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끔 만들어줍니다. 마가렛이 전통적인 알래스카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화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꽤나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가짜 약혼의 여정이 계속되면서, 앤드류 역시 그 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조금씩 발전해 나갑니다. 마가렛과 앤드류의 가족이 지내는 시간을 보면서, 저 역시 가족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온 가족들이 함께 모여 마가렛과 앤드류의 약혼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장면은 가족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포용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도 가족만은 늘 나를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한편 앤드류의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느끼면서 마가렛은 다정한 가족들을 속인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앤드류의 가족을 통해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따뜻한지 느끼게 된 마가렛은 거짓말로 인해 가족들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합니다. 그래서 결국 가짜 약혼이란 사실을 밝히고 뉴욕으로 먼저 돌아갑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돌아갈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가짜 약혼소동 속에서 앤드류는 자신도 모르게 마가렛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마가렛을 사랑하게 된 앤드류는, 할머니의 재치 덕분에 마가렛을 뒤쫓아 갑니다. 마가렛은 회사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떠날 준비를 하지만, 앤드류는 마가렛에게 자신의 마음과 사랑을 고백하고 마침내 진짜로 결혼하기로 합니다. 영화 '프로포즈'는 두 남녀주인공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는 물론 가족의 사랑과 따뜻함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뻔한 스토리지만, 그래서 더 재밌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09년 영화로 한창 젊은 시절의 라이언 레이놀즈와 산드라 블록의 모습을 보는 것 역시 꽤나 흥미로운 편입니다. 유쾌한 로맨스 영화를 찾고 있다면 영화 '프로포즈'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