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게임 컨셉
미국에서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쥬만지:새로운 세계(영문 타이틀은 쥬만지: 웰컴투 더 정글)'은 1995년 개봉한 쥬만지의 후속작입니다. 국내에서는 개봉 이후 쥬만지 팬들의 호평을 꽤 받으며, 평점 8.45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에 올라와있어서 최근에 다시 한번 시청해봤습니다. 1990년대 한 남성이 해변가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쥬만지 게임판을 찾아낸 뒤 아들에게 줍니다. 시간이 흘러 밤에 잠이 든 아들은 책장 쪽에서 북소리가 나자, 북소리에 이끌려 게임판 쪽으로 가봅니다. 원래 아빠가 준 보드게임판은 사라지고, 쥬만지라고 써진 게임팩이 있자 신기해서 게임팩에 꽂아 넣습니다. 아들의 방에서 번쩍 빛이 나고 사라지자, '쥬만지: 새로운 세계'라는 타이틀 로고가 나오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주인공 스펜서 길핀과 친구인 프리지, 마사와 베서니는 컴퓨터실로 사용할 방에서 쥬만지팩을 발견하고, 과제를 놔두고 몰래 플레이하기로 합니다. 4명이 각자 캐릭터를 선택하자 순식간에 게임기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됩니다. 스펜서는 브레이브스톤 박사(드웨인 존슨)로, 프리지는 무스 핀바(케빈 하트), 마사는 여전사인 루비 라운드하우스(카렌 길런), 베서니는 셸리 오베론 교수(잭 블랙)로 게임 속에 들어와 각자가 선택한 이 게임 내 아바타 캐릭터로 되어버립니다. 이렇듯 쥬만지 시리즈의 스토리 라인의 핵심은 바로 게임 속으로 빠져들어간다는 설정입니다. 전작의 전통적인 보드게임 설정에서 벗어나, 이 후속작은 캐릭터를 비디오 게임 속으로 넣어 현실세계와 디지털 게임 세계를 원활하게 통합하고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문화에 대해 보다 현대적인 매력을 적극 활용한 것입니다. 비디오 게임 설정으로의 전환은 역동적이고 시각적으로 놀라운 스토리 전개가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캐릭터별 각각 고유한 능력과 약점을 지닌 아바타는 스토리라인을 풍부하게 하면서 반전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 매력적이라 느꼈습니다.
기발한 캐릭터
게임 속에 들어간 네 명의 친구들에게 '나이젤'이라는 게임 내 캐릭터가 나타나 이들을 안내해주며 게임 속 미션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반 벨트라는 악당이 쥬만지 세계에서 신성한 보물인 재규어 석상의 보석을 훔쳐가 쥬만지 땅에는 저주가 걸린 상태입니다. 그 저주를 풀기 위해선 그 보석을 다시 재규어 석상에 돌려놓고 "쥬만지"라고 외쳐야 임무가 완수되며 그 미션을 클리어해야만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또한 보통의 게임들처럼 각 캐릭터별 목숨이 각자 3개로 세팅되어 있어, 도중에 사망하면 2번까지는 다시 살아날 수 있지만, 3번을 잃으면 영영 그 게임 속에서 완전히 사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4명의 주인공들은 현실세계 본인들과는 완전히 180도 다른 인물이 되어버린 게임 속 캐릭터에 각자의 능력과 강점, 약점들을 활용하여 쥬만지를 구하고 원래 세계로 복귀하기 위해 지옥의 여정길을 오르게 됩니다. 주인공들이 현실 속 자신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 영화는 캐릭터별로 엄청난 케미스트리와 유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을 쥬만지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어 갑니다. 특히 금발의 미소녀가 선택한 캐릭터인 셸리 오베론 교수를 연기한 잭블랙의 연기는 그야말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습니다. 뚱뚱한 중년 남성 캐릭터에 절망했던 것과 달리 영화가 진행되면서 흥미를 느끼면서 꽤나 개그적인 요소를 많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냥 개그 캐릭터만은 아니어서, 안내자 역할을 도맡고, 자신감이 부족한 마사에게 충분히 매력 있는 여자아이라며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10대 소녀 캐릭터를 연기하는 잭 블랙은 그야말로 연기천재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10대 소녀 캐릭터를 어떻게 그렇게 잘 표현하는지 놀랄 정도였습니다. 확실히 잭 블랙은 배꼽 잡는 코미디 연기는 물론 진중한 모습도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그의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들게 만드는 배우인 듯 합니다.
캐릭터 성장
'쥬만지:새로운 세계'는 모험심 넘치는 스토리와 뛰어난 영상미로 관객들을 열광시켰을 뿐 아니라, 게임 속 아바타의 모험을 바탕으로 성장해가는 캐릭터의 발전을 보여줍니다. 10대 소년, 소녀들의 자기 발견과 개인적 성장이라는 영화의 주제는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도 큰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영화 속 '브레이브스톤' 박사를 동경하면서 현실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 스펜서의 모습을 보며 공감했습니다. 현실 속 자신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브레이브 스톤 박사에 동경심을 갖게되는 건 10대 소년으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동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영화 '쥬만지:새로운 세계'에서는 캐릭터들이 게임 속 가상 세계의 도전을 헤쳐나가면서 현실세계의 개인들이 직면한 보편적인 도전과 성장을 반영했습니다. 게임 내에서나 실제 생활에서나 4명의 캐릭터가 겪는 경험을 지켜보면서 저 역시 그들의 성장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불안감에 직면하든, 두려움을 극복하든, 새로 발견한 강점을 포용하든, 4명의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여정은 관객들에게 함께 모험을 떠나는 듯한 기분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속 강력한 육체와 강렬한 눈빛을 가진 고고학자 브레이브스톤 박사의 캐릭터를 선택한 스펜서는 현실 세계에서는 다소 왜소한 체격을 가진 너드 계열의 소년으로, 게임 속에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현실 속 세계의 자신과 달리 브레이브스톤 박사가 더 좋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사의 격려로 현실에 돌아오게 되고, 현실 세계에서 마사와 함께 연인이 되기도 하면서 솔직한 자기 인정을 하는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아무리 브레이브스톤 박사의 모습이 좋아도,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모습은 자아실현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현실 속 세계와 다른 게임 속 캐릭터로 함께 모험을 겪으면서 4명의 소년과 소녀들은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모습으로 발전합니다. 유쾌한 어드벤처 영화이지만, 자신감과 자존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쥬만지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으니 유쾌하고 활기 넘치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를 보고 싶다면 '쥬만지:새로운 세계'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