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스토리라인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인턴'은 2015년 개봉한 오피스 코미디 영화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영화관에서 본 이후에도 넷플릭스 같은 OTT에서도 몇 번씩 봤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인턴'은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아 젊은 여성 CEO와 70세의 풍부한 인생경험을 가진 인턴과의 따뜻한 케미스트리가 특징으로 개봉 이후 많은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따뜻하고 감동 깊은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시기적절한 스토리라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인턴(The Intern)'은 현대 사회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역동성과 변화를 바탕으로, 직장생활의 퇴직, 시니어들의 재취업, 나이 제한이라는 주제 역시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인터넷 의류업체의 창업자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과거 전화번호부 출판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했고, 아내와 사별 후에는 그동안 쌓인 마일리지로 여행을 즐기곤 했던 70세의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는, 다시 사회에서 자신을 필요하다고 느끼는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 합격합니다. 이후 벤은 줄스의 개인 인턴으로 배정되어 업무를 시작하지만, 줄스는 초반에는 벤에게 회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나 벤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처세술과 각종 노하우들에 점점 신뢰를 갖게 됩니다. 벤은 줄스의 개인 운전기사도 맡게 되며 그의 연륜과 삶의 지혜에 감동하면서 마치 아버지와도 친근한 베스트 프렌드가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역시 한국에도 만연한 정년퇴직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100세 시대에서 퇴직을 한 이후 노인층은 그저 소일거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에서는 퇴직 후 할 일이 사라진 노인분들이 많이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장소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퇴직한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기 때문에 일거리를 찾는 노인층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노인분들이 쉽게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젊은 세대는 시니어 세대를 '꼰대(영어로는 Boomer)'로 부르며 그들의 조언 역시 나이 많은 세대의 잔소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오랜 세월 겪어온 삶의 경험과 그로 인한 연륜 역시 무시할 것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됐습니다. 물론 벤 휘태커처럼 나이 어린 사람에게도 예의 바른 태도와 어투로 조언을 해주는 진짜 어른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사랑스러운 진짜 어른
제가 봐왔던 영화 중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벤 휘태커'만큼 사람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는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거의 없었습니다. 벤은 70대의 할아버지임에도 누구에게나 진실되고 가식없으면서도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누구나 그를 사랑하게끔 만듭니다. 그리고 오랜 삶에서 비롯된 지혜 역시 그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세대 간 구별이 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종종 노인들의 조언은 잔소리로 치부되거나, 시대를 뒤떨어진 조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지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조언이라 생각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벤'의 모습을 보면서, 시니어층이 그 간의 경력과 연륜을 바탕으로 쌓아온 조언은 쉽사리 잔소리로 치부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벤의 모든 경험과 조언은 개인적이든, 직업적인 면모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기꺼이 공유하는 지식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었습니다. 종종 젊음에 집착하는 현대사회에서 벤의 시대를 초월한 지혜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특성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에 관계없이 늘 우아하게 도전하고 통찰력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그의 능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매력적이고 성숙한 어른으로서 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합니다. 벤의 유머러스함과 긍정적인 태도는 영화 속 그의 젊은 동료들은 물론 이 영화를 본 모든 이들이 그를 사랑하게끔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더 감동받았던 부분은 바로 '적응력'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시니어층은 IT기기를 무서워하고 배우길 꺼려합니다. 하지만 벤은, 그가 젊은 시절 일할 때에는 사용해 본 적 없던 IT기기 (예를 들어 컴퓨터 문서작업, 애플리케이션 등) 사용법이나 온라인 패션사업의 특성을 수용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응해 나가려 합니다. 이렇듯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는 벤의 당당한 모습은 도전을 두려워하던 저한테도 큰 용기를 줬습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를 대하는 태도 역시 벤이 사랑스러운 진짜 어른임을 방증합니다. 동료 인턴에게도 늘 예의 바른 태도와 세대차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거리낌 없이 다가가는 모습은 물론, 집을 구하기 어려운 동료에게 어른으로서 선뜻 도움을 주는 듯한 모습은 진짜 어른으로서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벤의 진정한 관심과 멘토 역할을 하려는 그의 모습이야말로 그를 더욱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만들어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벤 휘태커 같은 어른이라면, 제가 CEO라도 바로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성장하는 CEO
영화 '인턴'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온라인 패션회사의 CEO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사랑스러운 CEO와 인턴간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는 줄스는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핵심 역할이기도 합니다. 앤 해서웨이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로서 리더십에 대한 고민, 일과 삶의 균형 등에서 고민하고 또 도전하는 다양한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엄마로서의 역할과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을 모두 잘 해내야만 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투영된 듯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더 깊이 공감한 듯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줄스'는 누구보다 성공한 CEO로서 강하고 목표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가정생활과 일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녀는 남편과 아이 등 가정생활의 어려움과 함께 급성장하는 회사의 요구 사항을 함께 핸들링하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도전해야 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워킹맘으로서 전업주부들에게 받는 경계나 시기 같은 부분도 실제 현대 사회에서 워킹맘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일과 가정 사이 쉽지 않은 균형을 맞춰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면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저 역시 영화 속 캐릭터일 뿐인 '줄스'를 마치 현실세계의 친구처럼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안타까워하게 됐습니다. CEO로서의 생활과 가정생활의 양립에서 고민하고 또 해결방안을 찾는 그녀의 모습과 그런 그녀를 응원하고 묵묵히 지원해 주는 벤의 모습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는 듯합니다. 또한 줄스는 영화 스토리 전반에 걸쳐 상당한 감정적 성장을 거치며 캐릭터의 모습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줄스는 초반 시니어 인턴에 시큰둥하며, 벤을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벤과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연륜과 삶의 지혜를 인정하고 점차 마음을 열어가며, 편견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따뜻하면서도 힐링이 되기 때문에 제가 몇 번씩 영화를 재 시청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인턴'은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스토리와 따뜻하고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영화입니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인턴'을 꼭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