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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 가족의 의미와 진정한 재정의

by serendipity84 2024. 3. 23.

가족의 의미, 가족의 재정의, 진정한 블렌디드
영화 '블렌디드'

가족의 의미

2014년 개봉한 영화 '블렌디드'는 '첫 키스만 50번째'에서 호흡을 맞춘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가 다시 만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잘 맞아 둘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첫키스만 50번째' 영화 이후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영화라 기대하면서 봤던 영화입니다. 가족의 사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영화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담 샌들러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영화 주제 중 '가족'이라는 이야기만큼 관객들이 깊이 공감하는 주제는 거의 없을 듯 합니다. 사실 '가족의 사랑'이란 주제만큼 영화 팬들의 마음에 쉽게 들어가기 좋은 주제도 없죠. 프랭크 코라치 감독의 2014년 로맨틱 코미디 '블렌디드'는 이혼가정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스토리를 통해 현대 시점에서의 가족의 의미란 무엇일지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아담 샌들러 특유의 유머와 따뜻함, 새로운 가족들이 만나서 겪게되는 혼란스러움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면서 영화는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진 두 가족이 어떻게 하나의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가는지, 그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객이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주죠. '블렌디드'의 핵심은 한 번의 결혼이 실패한 후 홀로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싱글맘 로렌 레이놀즈(드류 베리모어)와 싱글파파인 짐 프리드먼(아담 샌들러)의 캐릭터입니다. 또한 이 영화를 차별화시키는 것은 흔하게 가족간의 갈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복잡한 이혼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이혼가정이 어떻게 하나의 가족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주인공 로렌(드류 베리모어)과 짐(아담 샌들러)이 소개팅을 하는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로렌은 전 남편과 이혼하고, 2명의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고, 짐은 아내와 사별한 뒤 짐은 사별한 상태에 3명의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 파파입니다. 로렌은 첫 소개팅을 후터스라는 식당에서 하자고 한 짐에게 관심이 없는 상태고, 짐 역시 로렌과 더 이상 소개팅을 이어가고 싶지 않아 둘은 첫 만남부터 서로를 탐탁지 않아 합니다. 하지만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과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파파는 마트에서 다시 한번 마주치고, 각자의 자녀를 위한 물건을 원활히 살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가족의 재정의

그러던 어느날, 로렌의 동료인 젠은 자신의 남자친구가 이혼남에 아이가 5명이나 있었다며, 아프리카로 함께 가려고 했던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합니다. 알고 보니 젠의 남자친구는 짐이 일하는 직장의 사장이었고, 짐은 아프리카 여행이 환불이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자신이 대신 사겠다고 합니다. 로렌 역시 젠에게 자신이 대신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겠다며 자신에게 티켓을 팔라고 합니다. 각자 아프리카 여행 티켓을 얻게 된 로렌과 짐의 가족은 아프리카로 떠나고,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아프리카 여행이 가족여행패키지였기 때문에 로렌과 짐은 어쩔 수 없이 아프리카 여행 내내 함께 하게 됩니다. 엄마가 없는 여자아이들, 아빠가 있어도 아빠가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방치한 남자아이들. 로렌과 짐은 서로의 자녀들을 챙겨주면서 서로에 대한 인식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하고, 아이들도 그들을 좋아하게 됩니다. 이렇듯 영화는 이혼 가정이 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복잡하고도 간절한 감정을 적절하게 다루며 그러한 과정에서 종종 수반되는 서로에 대한 어색함과 오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짐의 세 딸과 로렌의 두 아들이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는 동안 '블렌디드'는 각각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던 이혼가족이 결합하면서 하나의 가족으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과 어색함을 다루면서도 그 과정을 통한 성장과 이해, 그리고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족이란 꼭 유전적인 혈연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됐습니다. 혈연이지만 남보다도 못한 사이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이해,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유대감이 형성된다면 얼마든지 가족이 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가족의 재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습니다.

진정한 블렌디드

한편 아프리카에서의 추억을 뒤로 한채, 집으로 돌아와 평소처럼 짐과 로렌은 생활을 이어갑니다. 마치 아프리카에서의 여행은 꿈같았던 시절로만 생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짐의 세 딸은 엄마처럼 다정하고 자신들을 이해해줬던 로렌을 그리워하고, 짐 또한 로렌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로렌을 찾아갑니다. 이 부분이 사실 굉장히 뭉클했던 장면입니다. 아빠와 살고 있는 딸들에게는 아빠에게서는 찾기 힘든 섬세하고 배려해줄 수 있는 엄마의 존재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렌의 집에 있던 전남편은 자신이 다시 로렌과 재결합할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이를 들은 짐은 침울하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던 와중 로렌의 아들인 야구시합 날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평소처럼 자식에게 무관심했던 로렌의 전남편은 아들의 야구경기를 찾아오지 않고, 아들은 또다시 실망합니다. 그때 멀리서 짐이 다가오면서 그를 응원해 주고, 로렌의 아들은 짐의 응원을 듣고 처음으로 안타를 칩니다. 이 부분 역시 영화 '블렌디드'의 또다른 감동 포인트입니다. 아들에게도 역시 같은 남자로서 스포츠를 즐겨주고,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아빠라는 존재는 꼭 필요했던 역할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제 친구들이 아들을 키울때에는 활발하게 같이 뛰어놀아줘야 한다고 많이들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활동적이고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에게 함께 뛰어놀아줄 수 있는 아빠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로렌의 남편이 아이들과 야구를 안 해주던 것이 마음에 걸렸기에 찾아온 짐은 로렌과 로렌의 남편이 재결합한다는 사실이 거짓임을 알고 로렌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이렇듯 '블렌디드'는 이혼가정이라는 아픔도 얼마든지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짐과 로렌 모두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아픔을 겪고, 이로 인한 감정적 상처를 받았어도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겨줍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 또한 얼마든지 새로운 가족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블렌디드'는 가족의 본질적인 개념을 재정의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심과 사랑을 강조합니다. 또한 이혼가정과 새로운 가족의 탄생처럼 어떻게 보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문제를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유머로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관객 평점 9.62에 달할 정도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로 평가되고 있고, 저 역시 개인적으로 굉장히 따뜻하고도 뿌듯한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뭉클한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서도 유쾌한 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블렌디드'를 꼭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