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기완' 줄거리
영화 '로기완'의 영어제목은 (My name is Loh Kiwan)입니다. 영화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영화환 것이라고 합니다. 탈북민인 로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던 여자 마리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가 큰 골자입니다. 중국에서 숨어서 생활하던 로기완과 그 어머니의 이야기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탈북민인 어머니와 로기완은 중국으로 도망을 온 처지로, 공안에게 쫓기는 신세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로기완은 브로커와 함께 벨기에로 떠나 난민신청을 합니다. 하지만 1차 심사 이후 2차 난민심사까지 로기완은 2달가량을 홀로 버텨야 했습니다. 유료 화장실에서 추운 겨울을 버티고, 배가 고프자 쓰레기통에서 먹을 걸 찾아 먹다가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던 와중 노숙자가 병을 팔아 돈을 마련하는 것을 보며,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나라에서 결국 고초를 겪는 로기완은 코인세탁소에서 쓰러지게 됩니다. 그런 로기완을 마리가 발견하고 지갑을 훔쳐가기도 하지만 결국엔 돌려주기로 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아픔에 자신도 공감했기 때문이죠. 이후 마리는 로기완에게 직장도 알선해 주고, 마리의 도움으로 로기완은 정육공장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이후 마리가 지갑을 찾아주던 날, 로기완은 마리를 집으로 초대해 함께 저녁을 먹기도 합니다. 이후 서로에게 점점 빠져드는 마리와 로기완은 연인사이가 됩니다. 이후 재판에서 로기완은 북한사람임을 증명하면서 재판도 유리하게 흘러가지만, 마리가 어떤 문제에 휘말렸음을 알고 재판장을 뛰어나갑니다.
결말
사격도박장 사람들과 문제가 생긴 마리는 이제 더 이상 벨기에에 머물 수 없고, 피하기로 합니다. 마리 역시 로기완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었죠. 또한 로기완 역시 난민 인정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벨기에에서 완벽하게 살 수도, 혹은 떠날 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마리는 기완과 함께 가기로 한 나라에 먼저 가 있기로 합니다. 마리는 공항으로 향하던 와중 아버지와의 오해도 풀게 됩니다. 사실 마리는 어머니의 안락사가 아버지의 독단적인 행동이라 생각했었지만, 사실은 어머니가 직접 원했던 사실인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사실 이런 꽉 막힌 답답한 갈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화만 진작 했다면 손쉽게 풀릴 오해를 왜 이렇게 해묵은 감정으로 남겨두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영화 전개상 오해와 극적인 화해가 필연적으로 있어야 될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마리의 감정에 이입하기는 사실 조금 어려웠습니다. 마리가 떠난 뒤 기완은 벨기에에서 난민 심사에 결국 합격하고 거주 허가증을 받습니다. 하지만 벨기에를 떠나게 되면 비자가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기완은 사랑하는 여자 마리를 만나러 가기 위해 결국 벨기에를 떠납니다. 그가 지난 세월 동안 그토록 난민 허가증을 받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벨기에에서 살 권리가 아니라, 떠날 권리를 얻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이후 공항에서 거주 허가증을 내밀며 비행기 티켓을 끊은 로기완은 결국 마리가 있는 곳에 가 재회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개인적인 관람후기
영화 '로기완'은 초기 탈북민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휴머니즘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마리가 등장하면서부터 영화는 갑자기 로맨스로 장르를 확 급변합니다. 중간에 갑자기 뜬금없는 로맨스로 장르가 바뀌면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의 호불호가 확 갈리기도 합니다. 로맨스를 굳이 택한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라 감동이 조금 덜한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여주인공 마리는 원작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는 아니라고 합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각색해서 추가된 인물이긴 한데, 영화 내에서는 캐릭터의 서사나 배경이 부족해 보이는 듯합니다. 마리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아버지에게 실망을 하고 막무가내로 살아가는 인물인데, 그 배경과 서사가 좀 뜬금없습니다. 사실 아버지와 대화를 하기만 해도 풀릴 수 있는 것을 왜 말을 안 해서 저 지경으로 만들지 싶을 정도입니다. 영화 자체는 전반적으로 지루한 톤으로 흘러가는데, 기완과 마리의 사정을 설명하는 내용이 너무 길게 흘러가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그런 힘든 상황에서 기완과 마리와의 러브라인이 갑자기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왜 저렇게 갑자기 사랑에 빠지고, 무엇 때문에 재판장에서 뛰어나가기까지 하는 걸까라는 의문점이 영화 내내 지속되는 편입니다. 물론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을 위로해 주고 같은 처지인듯한 사람을 만나 동질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에는 서로 반할 시간이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들에 대한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로기완의 애초 삶의 목표였던 '살아남는 것'을 넘을 정도로 처절한 사랑이야기가 되는 부분이 의아해지는 포인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원작에도 없던 '마리'라는 인물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탈북민으로서의 생존과 삶에 집중한 다큐형태의 영화였으면 더 감동 깊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