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개봉한 영화 '스위치'는 코미디 연기의 제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권상우 배우와 오정세 배우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가족영화입니다. 캐스팅 O순위 천만배우인 박강과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매니저인 '조윤'의 인생이 하룻밤 사이 바뀌는 내용으로 제가 최고로 사랑하는 오정세 배우와 권상우 배우의 유쾌한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체인지 라이프
배우 박강(권상우 배우)은 인기절정에 연기까지 잘하는 배우이지만, 어느 순간 매너리즘이 찾아와 대본도 잘 외우지 않는 배우생활을 이어갑니다. 그런 박강의 매니저인 조윤(오정세 배우)은 박강과 같이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던 시절 만난 사이로, 영화 최종 오디션에서 박강과 같이 올라갔지만 결국 떨어졌습니다. 이후 박강은 오디션을 본 영화로 스타배우가 되었지만 조윤은 재연배우를 전전하다가 처자식을 부양하기 위해 배우의 꿈을 접고 박강의 매니저가 된 상황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박강은 매니저 조윤과 함께 술을 마시며, 만약 그때 그 오디션에서 붙은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조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던 와중, 박강의 전 여자친구인 수현(이민정 배우)이 한국에서 전시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에서 택시기사는 박강에게 지금 정말 행복하냐고, 다른 선택을 했을 당신은 어땠을지 묻기도 합니다. 집에 돌아와 아침이 된 순간, 박강은 눈을 뜨자 처음 보는 아이들이 아빠라고 부르며 깨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눈을 떠보니, 자신이 전 여자친구였던 수현과 결혼해서 쌍둥이 자녀들까지 있는 아빠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매니저였던 조윤은 슈퍼스타가 되었고, 자신은 서프라이즈에 출연하는 재연배우가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자신의 아내 수현은 외국에서 활동하는 화가에서 동네 미술강사가 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치 새로운 세계관에서 깨어난 듯한 느낌을 받은 박강은 자신이 살던 집을 찾아가 무단침입을 하거나, 슈퍼스타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냐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렇듯 영화 '스위치'는 성공을 위해 이별했던 첫사랑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게 된 슈퍼스타 박강과 그의 매니저였던 조윤이 하룻밤 새 서로의 라이프가 바뀌어있는 내용으로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가족의 사랑
박강은 슈퍼스타인 조윤과 다시 만나 친해지고, 그런 그에게 조윤은 1인 기획사를 세우려고 하니 자신의 매니저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박강은 자존심이 상해 거절하지만, 얼마 뒤 아내 수현이 생계를 위해 주간 미술강의도 포기하고 몰래 마트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자 결국 눈물을 머금고 매니저 일을 수락합니다. 한편 이번 생에서 슈퍼스타로 생활하는 조윤은 출연하던 드라마에서 조연 배우 한 명이 빠지자, 감독에게 박강을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배역을 맡게 된 박강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하고, 스턴트 없이 승마, 전투 액션을 펼치고, 감독에게 인정을 받으며 나름대로 인지도 있는 씬스틸러 조연 배우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이에 아내 수현과 아이들도 좋아하고, 박강은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박강은 원래 모든 걸 가졌던 슈퍼스타로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했지만 오히려 외로웠던 그 시절보다 지금의 소소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해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다시 크리스마스이브가 오자, 박강은 조윤과 다시 한번 술 한잔을 하면서 톱스타가 되느니 그냥 조윤의 매니저로 지내며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가족을 사랑하는 남자로 변해있었습니다. 이렇듯 영화 '스위치'는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바뀐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합니다. 만약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변해있을까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기 마련인데,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과 그로 인한 결과는 그 누구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박강 역시 원래 세계에서는 성공을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화려한 슈퍼스타로서의 삶을 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수현을 잡았다면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가족들과 함께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았을 거라는 걸 영화는 보여줍니다. 이런 류의 전개가 대부분 그렇지만, 화려한 성공보다는 가족과의 따뜻한 삶이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진정한 행복
한편 크리스마스 이브날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박강은 1년 전의 택시기사를 다시 만납니다. 1년간의 꿈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는 택시기사에게 박강은 지금이 좋다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빌지만, 택시기사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일 밤을 소중히 보내라고만 말해줄 뿐입니다. 슬퍼하던 박강은 눈을 뜨자 원래대로 슈퍼스타였던 자신의 삶으로 돌아온 것을 깨닫습니다. 다시 자신의 매니저로 돌아온 조윤과 이야기하던 박강은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전 여자친구 수현을 찾아가고,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박강은 수현과 가정을 이루고, 똑같이 쌍둥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합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도 있듯이, 영화는 '만약에'라는 전제 하에 선택에 따른 결과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보여줍니다. 화려한 슈퍼스타로서의 삶과 가족과 함께 즐기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삶 중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지는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영화는 가족과의 사랑과 따뜻함에 대해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이 가족에 대한 사랑이나 진정한 행복을 찾는 과정이 무엇인가에 대해 집중하는 것처럼, 영화 '스위치' 역시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을 누릴지라도 혼자라서 느끼는 외로움보다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움과 행복이 더 가치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족과의 따뜻한 삶을 이루면서도 성공하는 삶도 가능할텐데 너무 이분적으로 접근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따뜻한 내용이라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정세 배우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